home데이터 소식
데이터 소식
[CEO] "최저가 대신 최적 쇼핑이 답…추천 기능 강화"
2019-08-27 관리자 조회수350
첨부파일
이상호 11번가 대표



검색알고리즘 거래 30% 급증

2분기 연속 흑자 이끌어

'정보·재미·참여'가 키워드



사회적기업 판매수수료 낮춰

구매자·판매자 모두에 이익


"최저가 쇼핑이 아니라 최적의 쇼핑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저렴하게 물건을 사고픈 욕구도 강하지만, 임계시간이 지나면 물건 가격 자체보다는 만족하며 사용한 기억이나 품질이 더 오래 남는 만큼 최적의 상품을 추천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지난해 9월 SK플래닛에서 독립법인으로 새 출발할 때 사령탑(CEO)에 오른 이상호 11번가 대표(48)가 취임 1년을 맞았다.

출혈경쟁이 치열한 e커머스 시장에서 11번가를 흑자로 이끌며 주목받고 있는 이 대표가 지난 22일 매일경제신문과 만났다. 11번가는 1분기 흑자전환에 이어 2분기에도 이익을 냈다. 지난해 국민연금이 투자한 사모펀드를 통해 5000억원도 유치했다.

이상호 대표는 KAIST에서 자연어처리와 음성처리를 전공한 검색 전문가로 LG전자와 NHN, 다음, 카카오 등 정보통신기술(ICT) 대표 회사들에서 검색과 음성인식 관련 서비스를 개발한 데 이어, 2016년 SK플래닛 기술총괄(CTO)로 SK그룹에 합류해 SK텔레콤 인공지능(AI) 서비스 '누구'를 포함한 AI 서비스를 총괄하며 미래형 e커머스 준비의 적임자로 낙점됐다.

특히 이 대표는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검색 알고리즘을 활용한 '추천 딜'을 활성화해 고객들에게 최적의 상품을 제시하는 추천 시스템 개편을 강조해 왔다. 실제로 최근 3개월간 추천 알고리즘을 통한 결제 상품 거래액이 1년 전보다 최대 44%, 평균 31% 급증한 것은 고무적인 변화다.

이 대표는 "마치 최근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한 대형 서점처럼 고객들이 놀러와 편하게 쉬면서 상품을 구입하는 곳, 고객이 재미를 느끼고 정보를 찾으며, 스스로 참여해 자연스럽게 상품을 사는 '커머스 포털'로 진화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정보와 재미, 참여를 3대 키워드로 삼아 혁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1번가에는 쇼핑할 때 꼭 필요한 핵심 정보를 담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주요 카테고리에서 꾸준히 채워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치 미국인들이 물건을 구매하려면 아마존, 정보를 찾으려면 구글에 접속하듯 한국 고객들이 11번가부터 찾게 만들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이다.

그는 "손실을 보면서 물건을 파는 구조는 분명 한계가 있다"면서 "일회성 쿠폰보다는 할인, 할인보다는 적립이 고객들에게 충동구매를 줄이고 고객들이 애착을 갖고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도록 하는 적절한 마케팅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최근 11번가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동영상 리뷰 콘테스트를 벌인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구매한 고객들의 차별화된 구매평을 모으면 다른 고객들이 물건을 구매할 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 대표는 화려한 이력의 엔지니어라는 타이틀과 달리 실무에 밝으면서 소탈한 성격 덕분에 임직원의 호응을 얻고 있다. 대내외 발표자료도 직접 작성하는가 하면, 세심하게 서비스와 기술을 챙겨 직원들에게 지시하니 완성도를 높여 주는 큰 형님 같다.

특히 그는 기존에 1년에 한 번만 하던 십일절 행사를 올해 2월 월 1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도 서비스 개발, 변경을 개발자뿐 아니라 구성원 모두 참여하도록 바꿨다. 이때 '커머스 포털'을 진두지휘하기 위해 본인이 직접 포털센터장을 겸하면서 빠른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있다.

이 대표는 미래 소비자들의 변화에 발맞춰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사회적가치를 만드는 기업을 육성하는 '착한 쇼핑'에도 힘을 싣고 있다. 취임 당시 타운홀 미팅에서 강조했던 '구매자, 판매자, 세상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하고 싶다'는 포부와 맞닿아 있는 행보다.

지난 5월 SK그룹의 사회적가치 축제 '소셜밸류커넥트(SOVAC) 2019'에서 11번가 입점을 희망한 사회적 기업 8곳의 상품 1000여 종을 판매하는 '나눔의 시작' 프로모션도 9월 말까지 진행하고 있다. 이미 2013년부터 진행한 사회공헌활동 '희망쇼핑' 판매자 1만여 곳의 2300만여 개 상품도 함께 참여한다.

지난 22일 사회적 기업만 대상으로 한 교육장에 이 대표가 직접 나서 11번가의 지향점을 설명하고 판매수수료를 입점 초기 3개월간 일반 업체의 절반 수준인 6%까지 낮춰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을 약속했다.

11번가는 판매자들이 기부한 '희망쇼핑' 지원금을 모아 누적 49억원을 기부한 데 이어, 올해는 '사랑의 달팽이 재단'을 통해 청각장애 유아들에게 소리를 찾아주는 난청수술 지원에 활용할 예정이다.

음성합성·인식 전문가 출신 CEO로서 본인이 잘 아는 분야의 어린이들부터 돕기로 한 것이다. 또 사회적 기업 상품과 '희망쇼핑' 상품 구매 시 적립된 '행복크레딧'도 홀몸 어르신 또는 장애 청소년 지원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직원들에게 이메일 말미에 항상 "'비법은 없다' 이상호"를 달아 보내며 격의 없이 소통하는 그는 "고집일 수도 있겠지만 척박한 환경에서 소신을 발휘하고 싶다"고 밝혔다.

인터넷도 제대로 안 되던 시절 순수한 호기심으로 자연어처리 연구에 뛰어들고 미래가 불투명했던 음성인식을 연구하던 공학도는 안정적인 대학교수직을 박차고 나와 대학원 후배(장병규 현 4차산업혁명위원장)가 창업한 첫눈 검색랭킹팀장을 맡았고 10여 년이 흘러 e커머스의 방향을 트는 경영자가 됐다. 앞으로 온·오프라인 통합 간편결제인 SK페이를 최근 도입한 주유소·택시·편의점 등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과의 시너지도 확대할 계획이다.

▶▶ He is

△1971년 충남 서산 출생 △1993년 동국대 전자계산학 학사 △1995년 KAIST 자연어처리 석사·2000년 음성처리 박사 △2000년 LG전자기술원 선임연구원 △2004년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전임강사 △2005년 첫눈 검색랭킹팀장 △2006년 NHN 검색품질랩장 △2013년 다음 검색그룹장 △2016년 SK플래닛 CTO △2017년 SK텔레콤 서비스플랫폼사업부장 △2018년 11번가 대표

[이한나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네이버 메인에서 '매일경제'를 받아보세요
▶뉴스레터 '매콤달콤' 구독 ▶무궁무진한 프리미엄 읽을거리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